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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육아&교육

돌아기 전집? 전집에 대한 나의 생각 그리고 책육아

아기를 낳고 키우다 보니 책육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와중에 책육아로 유명한 까페가 있어서 가입해봤는데 정말 많은 양의 책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도 많고 OO전집 후기, XX전집 후기 라는 글도 많았다.

나 역시 그 까페에서 추천받은 책들을 구입했고(거의다 중고로^^;;)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전집 구매에 대한 반발? 거부감?이 있는지라 전집은 프뢰벨 영아다중 책만 있는 것을 중고로 4만원 주고 구입한 것 외에는 크게 구하지 않았다.  

달님안녕 시리즈 세트라면 세트인 요것도 신간 병아리를 제외하고 4권 가지고 있음!!

그리고 한글책 말고 순전히 나의 욕심으로 당근에서 좋은 가격 올라올 때 구입해 놓은 영어 전집 두세트 있다. 

돌쯤된 아기에게 들이는 전집으로 유명한 것을 몇가지 보자면

야물야물그림책, 푸름이 까꿍, 프뢰벨 영아다중, 돌잡이 시리즈, 돌잡이 명화, 베이비올.....사실 훨씬 더 많은거 같은데 전집 자체에 크게 관심이 없어서 기억나는게 이 정도이다. 

내가 전집을 안사는 이유는 엄마의 영향이 제일 큰데 울 엄마의 지론 중 하나가 책은 전집으로 사주지 않는 것 이었다.

물론 어릴적 우리집 책장에도 전집이 있었다. 내가 최초로 기억하는 전집은 2개 있는데 계몽사 "디즈니 명작 동화"와 1월 이야기, 2월 이야기 해서 12월 이야기 까지 있는 지금은 절판된 12권의 전집 두가지였다.

그 시절에는 전집의 종류가 지금처럼 다양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판매업자들이 동네에 와서 전집을 팔기도 하고 그런 분위기였는데 우리 동네 아이들이나 내 또래 친척들 집에 가도 "디즈니 명작 동화"는 거의 있었다.

단지 울엄마는 전집을 한번에 사주지 않고 헌책방이나 서점에 한 두달에 한번 데리고 가서 읽고 싶은 책을 두세권 고르게 했는데 그러면 나는 전집 구성 중 집에 없는 것을 골랐고 다음에 책방에 가기 전까지 몇번이고 반복해서 읽었던 걸로 기억을 한다. 그렇게 몇권씩 사서 전집을 만들어 버림 ㅋㅋㅋ 그래서 친구들 집에 가면 디즈니 명작 동화가 새책 세트로 있는데 내 책장에는 헌책과 새책이 섞여 있었다.

조금 크고나서 엄마에게 왜 새 책을 사주지 않았냐고 물어보니 주변에 전집으로 책을 사주니 전부 다 읽지 않고 거의 새책으로 방치되더라고......전집으로 사면 가격적으로 할인이 되는거 같아도 전부 안 읽어지고 헌책방 가서 몇권씩 사면 가격도 싸고 전부 읽더라고.....라고 하셨다. 덤으로 서점에 가면서 책과 친해지라고도 ^^

내가 꼬꼬마일때 읽던 책인데 재판매 요청이 많아서 계몽사에서 복각판으로 2019년에 다시 출판된 디즈니 그림명작

시간이 지나고 신문 칼럼에 전집으로 책을 사는게 그리 효과적이지 않다는 한 전문가의 글을 읽게 된건 한참 뒤의 일임. (엄마가 나에게 전집으로 책을 사주지 않은 것에 대해 의기양양해 하며 본인의 판단이 맞았다고 칼럼을 보여주심ㅋㅋㅋ)

오래전 글이라 정확하게는 기억 안나지만 한꺼번에 많은 양의 책에 노출되면 금방 질려하고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판단이 잘 안선다고 하는 내용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이 글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보니 아마도 지금 시기 아이에게 장난감을 얼마나 노출할지에 대한 것과도 연관이 있는 듯 하다. 한 논문에 따르면 아기에게 장난감을 제공할 때 너무 많은 갯수의 장난감을 주면 하나의 장난감에 집중하는 시간이 짧고 적은 갯수의 장난감을 준 아기들이 더 집중력이 높고 여러가지 방법으로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다고 한다. 

카이스트 대학원에 다니는 동생이 세미나에서 개월수가 어릴때는 네 다섯권 정도의 책을 반복해서 읽히는게 좋다고 했는데 비슷한 맥락이지 않을까 싶다. 간혹 우리집 애가 새로 사준 다른책은 안읽고 읽었던 책만 반복해서 읽어요~ 라고 걱정하는 엄마들이 있는데 이 시기 아기들은 같은 책을 반복해서 읽음으로써 새로운 내용을 습득하고 배운다고 하니 걱정할 필요는 없을듯.

책육아로 유명한 까페에 '돌아기 책장 소개' '16개월 아기 책장 소개' 등의 글이나 지금 전집 이렇게 가지고 있는데 더 사야할 전집 있을까요? '돌아기 전집 후기' 이런 글들과 사진을 보면 정말 책이 많은 집들이 많은데 과연 저 책들을 정말로 아기들이 다 볼까? 봤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난 아기 책장에 너무 많은 책이 꽂혀 있는거 보면 숨이 턱~ 막히던데;;;;;

나도 사람인지라 그런 글들을 보면 유명하다는 전집은 다 사줘야 할거 같고 유명한 전집이 주르륵 꽂혀있는 책장을 보면 막 사줘야할거 같은 조바심이 드는데 과연 아기들이 정말 저 책들을 다 소화할까 싶고, 그냥 수집하듯이 남들이 좋다는 전집은 다 사는 사람도 있는거 같아서 전집은 들이지 않기로 했다. (글고 다 읽어줄 자신도 없음 ㅜㅠ) 전집 후기라고 해서 우리아기는 이 책을 좋아했고, 이 전집은 그림과 색감이 예쁘고 어쩌고 하던데 아기의 소감인지? 엄마의 소감인지?

그리고 전집이라도 모든 내용이 좋은게 아니라 지금 아기에게 노출 될만한 걸 낱권으로 사고 싶은데 좀 유명하다고 알려진 전집은 대부분 낱권 구매가 안됨 ㅠ 디즈니 명작동화도 나 때는 낱권 판매를 했었는데 복각판 내면서 전집으로만 구입할 수 있더라....웬지 전집으로 파는 것도 상술인듯 하여 더욱 나의 반발심을 극대화 함 ㅡㅡ;;

전집을 안사준 내 스스로의 합리화일수도 있지만 책에 대해서는 그냥 내 생각대로 밀고 나가기로ㅋ 

(오해할까봐 덧붙이자면 전집을 많이 사고 책육아를 하는 엄마들의 노력과 방법을 비판하는 마음은 아니다...단지 내가 생각하는 책육아의 노출 방법과 맞지 않다는 것일뿐)

그래서 우리집 책장은 거실에 달랑 요거 하나뿐 ^.^

사실 정말로 대여섯 권만 꺼내놓고 싶은데 지금 작은방에 있는 책장도 포화상태라 아래 책꽂이에 책들이 갈 곳이 없다ㅠ주로 아래는 꺼내서 놀고, 위에 있는 책들이 집중해서 보는 책들이다. 

전면으로 꽂혀있는 책은 두번째 올라온 책들임!! 그전에 전면에 꽂혀 있던 아이들은 아래 아이들이었다.

처음에 사진의 책들을 포함 9개의 책이 있었는데 충분히 읽었다고 생각이 되어 방으로 옮겨놓고 새로운 책들을 추가해서 꽂아두었다. 충분히 읽었다고 생각하는건 순전히 나만의 기준이지만 ^^;;; 책 제목 말하고 가져오라면 백에 백 가져오기도 하고 돌전부터 계속 읽어줬던 책들이라 한번 바꿔줌~ 

진짜 이 시기의 아기들은 스펀지 처럼 흡수해서 첫번째 책장의 책들은 여러번 읽어주고 제목을 기억하던데 지금은 한번 알려주고 담날 물어보면 기억해서 가지고 옴ㅋㅋㅋㅋ

책 읽어주는걸 좋아해서 내가 책 읽어 줄께 책가져와 하면 자기가 뽑아보고 계속 읽으라고 요구하는 아기임~

그래도 이제 새로운 책은 두돌까지는 없단다~ 집에 있는 책을 꼼꼼히 여러번 읽자꾸자 ^^